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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를 보며 단상

나 또한 스타트업 업계에서 12년 정도 둘러붙어 있지만 어떤 성공이라는 거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이다.
드라마에서 황준만이라는 친구는 20년 정도 영화에서 성공이라는, 아니 성공 이전에 데뷔라는 것도 못 쌓아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너무 저 현실이 공감이 되고, 감정이입이 되었지만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부분도 있게 된다.
어떤 시드로 몇 억을 투자받았고, 어떻게 뭐 받았다는 친구들을 봐도, 실제로 크게 멀지도 않지만.
그게 뭐가 대단하고, 중요한 일인가 싶다.
물론 투자자를 구워삶고, 어떻게든 투자를 받아냈다는 것 자체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지만.
그리고 황준만이 이야기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정말 자제하고 절제하고, 그렇게 나댈 필요가, 없으니까, 왜 나대냐고 생각하고 고민하지만.

이 세상은 그렇게 나대고 얘기하지 않으면 자기가 살 수 없으니까,
얘기해야 살 수 있으니까 황준만도 그렇게 얘기하고 비평하고 살고 있는 거 아닌가.

너무 공감이 된다. 인생파탄자지. 실제로 정신병자가 맞다.
황준만은 정신병 치료가 필요하다. 사회부적응자이고.
지인이 어떻게든 작품성을 떠나서 데뷔를 하고 개봉을 했을 때 앞장서서 쓰레기 댓글을 달 필요는 없는 거다.
괜히 삐뚫어져서 이건 영화가 아니라느니, 쓰레기 같다더니 말할 말이 필요가 없는 거다.

그리고 반대로도 너무 마찬가지다.

강말금 씨가 얘기했지만 봉준호라면 저거를 되게 뭐 개의치 않게 생각이라도 했을까?
쓰레기 같은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으면 그렇게 까이는 것도 뭐 사실 필연이라고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런데 현실은 크게 그렇지 않다.
사람 사이, 세상 사이 일들은 다 그렇게 자로 잰 듯이 성공 실패가 그려지지도 않고.
딱 잘라지는 것도 아니어서.
다 그럴 만한 정도의 평가를 받고, 그럴 만한 정도로 할 만큼 해서 평가받는다고 느낀다.

뭐 이런 위의 이야기를 제외하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준만의 행동들을 보면서 되게 많은 부분 나의 행동들을 보는 것 같아서 PTSD가 왔다.
황준만은 예술을 하는데 나는 예술을 하고 있는 건가.

너무 나르시스트적이다. 되게 산에서 부르는 이름이 자기 이름이다. 황준만 황준만.
자기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저거.
나도 와이프가 나한테 얘기한다. 여보는 정말 여보를 사랑해.
사실 사람이 저 황준만 상태까지 가면 사람은 정말 피폐해지고, 돌아버리거든?
저 상태에서 드는 생각은 그냥 하나다.

왜 사나.
내가 왜 살지.

자살과 죽음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게 훨씬 더 현실적일 것 같다.
나라면, 아 그냥 안 살고 싶어질 것 같은데 그런 생각 많이 했던 것 같다.

현실에 고윤정 같은 캐릭터? 없다.
적어도 미스캐스팅이다.
저렇게 예쁜 여자 배우는 없다.

이 사람을 위해 모든 걸 다 바꾸고, 내 꿈을 포기하고 모든 걸 다 바쳐도 괜찮을 것 같을 여성.

나는 그런 여성을 만났다.
짚신도 짝이 있다고.

이런 병신같고 구교환보다 머리도 크고 병신같은 나를 이렇게 좋아해주는 와이프를 만나게 되다니.
정말 신기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래도 와이프 같은 사람 만나서.
황준만이같이 성격파탄자가 되지 않고.
그냥 시발 대충 뭐 사람같이는 살고 있는 거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와이프랑 같이 드라마를 보는데 이야기하더라.
나도 이렇게 야성 넘쳤었는데. 가정을 꾸리고 너무 조용한 거 아니냐고.

오늘 이렇게 친구랑 술 처마시고 늦게 신세한탄하면서 집에 가면서.
글을 쓰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 때문이다.

못났다. 병신.

글에서 술냄새 존나 난다. 시발 38살.